
- 기준 없는 ‘갈지자’ 정책에 공공방역 인프라 붕괴 위기
환경부가 추진 중인 ‘살생물물질 승인 전과정 컨설팅 지원사업’이 현장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한 채 영세 업체를 고사시키는 ‘독소 행정’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공고문의 앞뒤 맞지 않는 일정과 비현실적인 지원 대상 설정은 환경부의 조직 장악력 한계와 행정 무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 공지는 4월, 선정은 3월 말? ‘유령 공문’에 우롱당한 업계
최근 환경부 산하 기관이 공고한 ‘2026년 중소기업 살생물물질 승인 전과정 컨설팅 지원사업’ 신청 안내를 보면 행정의 기본조차 망각한 처사가 드러난다. 해당 공고는 4월 1일 자로 배포되었으나, 선정 결과 통보는 ‘3월 말 예정’으로 명시되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대상자를 내정해 놓았거나, 서류상 실적을 맞추기 위해 미리 작성해 둔 면피성 공문임이 자명하다”며 “접수도 하기 전에 선정 결과가 나오는 유령 행정에 어느 기업이 정부를 신뢰하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 ‘신규물질’ 지원이라는 허상… “현장엔 그런 업체 없다”
지원 대상 설정 역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환경부는 ‘2019년 이전 제조·수입 이력이 없는 신규 살생물물질’을 지원하겠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방역 업계의 현실은 다르다. 살충제 등 살생물제는 최소 20년 이상 그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되어야 현장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한 제조 업체 대표는 “19년도 이전부터 아무 문제 없이 방역 현장을 지켜온 기존 제품들은 규제로 다 죽여놓고, 존재하지도 않는 신규 물질 업체를 지원하겠다는 것은 허공에 국고를 쏟아붓겠다는 헛짓거리”라며 “이것은 글로벌 대기업들의 성분만 인정해주겠다는 고도의 진입 장벽 쌓기”라고 비판했다.
■ “장관은 거대 담론, 밑바닥 정책은 암울한 현실”
방역 산업의 밑바닥은 처참하다. 환경부 장관이 방송에 출연해 태양광 에너지 전환과 전기차 등 거창한 담론을 늘어놓는 사이, 현장의 관리법은 식약처만큼의 노하우나 기준도 없이 종사 업체들을 괴롭히는 악법으로 군림하고 있다.
‘전과정 지원’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업체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시험 비용 부담과 컨설팅사의 배만 불리는 구조가 숨어 있다. 전문성 없는 환경부의 반려 행정이 줄을 이으면서, 영세 업체들은 연착륙은커녕 약육강식의 시장 논리에 밀려 고사하고 있다.
행정의 묘미는 기존 업체들이 제도권 안으로 안전하게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것이어야 한다. 현장에서는 환경부가 부익부 빈익부를 초래하는 독과점 조장 행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준 없는 오락가락 정책은 행정이 아니라 재앙이다.” 환경부는 실효성 없는 컨설팅 지원이라는 면피성 대책을 거두고, 수십 년간 방역 현장을 지켜온 향토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국소통투데이 양호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