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는 전기는 저장하고 부족할 땐 나누는 ‘에너지 인터넷’ 시대 개막
“신재생에너지가 너무 많이 생산되어 전력망이 불안정하다면, 똑똑하게 나눠 쓰고 관리하면 되지 않을까?” 이 질문에 대한 가장 명확한 기술적 해답이 바로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지능형 전력망)’다.
전력거래소가 우려하는 태양광 예측 오차와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대안으로 스마트그리드가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전기를 보내기만 하던 과거의 ‘일방통행’ 망에서 벗어나, 전력망이 스스로 판단하고 조절하는 ‘쌍방향’ 소통이 시작된 것이다.
■ 스마트그리드, 어떻게 에너지를 ‘최적화’하나?
스마트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것이다.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며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다.
-
실시간 수요 관리(DR): 전기가 과잉 생산될 때 가전제품이나 산업 시설이 스스로 가동률을 높여 전기를 소비하게 하거나, 부족할 때는 사용량을 줄이도록 유도한다.
-
분산형 전원 관리: 삼척 곳곳에 흩어진 태양광, 풍력 발전소를 하나의 거대한 발전소처럼 통합 관리(VPP, 가상발전소)하여 변동성을 제어한다.
-
양방향 전력 이동: 남는 전기를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전력망에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 ‘에너지 자립마을’과 스마트그리드의 시너지
최근 삼척시장 선거에 나선 이광우 예비후보가 공약한 ‘에너지 자립마을’과 ‘영농형·어촌형 태양광 기본소득 모델’이 실현되기 위해서도 스마트그리드는 필수적이다.
마을 단위에서 생산된 태양광 에너지가 과잉 생산될 때 이를 버리지 않고 마을 내 공유 배터리에 저장하거나, 옆 마을로 보내 소득을 창출하려면 지능형 제어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울산에서 가동을 시작한 이중 연료 발전소가 연료비 최적화를 이뤄내듯, 스마트그리드는 신재생에너지의 ‘수익 최적화’를 가능하게 한다.
■ “기술은 준비되었다, 이제는 제도와 투자다”
전문가들은 스마트그리드가 신재생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할 유일한 탈출구라고 입을 모은다. 핀란드가 노키아 이후 스타트업 중심의 IT 강국으로 거듭났듯, 우리나라도 석탄 발전에 의존하던 낡은 전력망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스마트그리드로 대전환해야 한다.
문제는 인프라 구축 비용과 제도적 장치다. 단순히 태양광 판넬을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관리할 스마트 계량기(AMI) 보급과 대용량 저장 장치(ESS)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
“많이 생산하는 것이 나쁜 게 아니라, 똑똑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때다. 삼척과 동해가 진정한 에너지 선도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러한 지능형 전력망 도입을 위한 정책적 결단이 시급해 보인다.
한국소통투데이 양호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