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람을 지운 행정, 그것이 김경일 파주시의 민낯이다

 

[한국소통투데이= 정서광 기자 ] 『나는 포주다』 출판 토크는 한 여성의 자서전 출간 자리가 아니었다.


그 자리는 파주시가 얼마나 차갑고 무능하게 사회적 약자의 삶을 다뤄왔는지를 보여준 증언의 무대였다.
대추벌 문제는 애초에 단순한 도시 미관 정비 대상이 아니다.


국가가 오랜 시간 방치했고, 사회가 묵인했고, 지역이 외면해 온 구조적 문제다. 여성 빈곤, 생계, 낙인, 폭력, 지역의 역사, 국가 책임이 뒤엉킨 복합 사안이다.
이런 문제를 다루는 행정이라면 최소한 사람을 먼저 보고, 대화를 먼저 하고, 출구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그런데 김경일 파주시의 방식은 어땠는가.
현장 목소리보다 철거 일정이 앞섰고, 협의보다 감시가 앞섰으며, 생존 대책보다 정비 논리가 앞섰다.
CCTV와 순찰, 압박과 통제로는 갈등만 키울 뿐이다. 이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행정의 편의주의다.

 

행정은 힘없는 사람 앞에서 더 신중해야 한다.
법을 집행하는 것과 사람을 짓누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파주시는 대추벌을 정리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 안의 사람들을 어떻게 살릴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계순 씨의 말은 무겁다.
“몇 달만 시간을 달라”는 요청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한 사람은 피를 보였고, 재판정에 섰고, 공동체는 더 깊은 상처를 안게 됐다.


이 지경이 되도록 파주시는 무엇을 했는가.
도시의 품격은 건물을 밀어낸다고 생기지 않는다. 약한 사람을 어떻게 대했는가, 갈등을 어떻게 풀었는가, 사회적 낙인을 어떻게 걷어냈는가에서 드러난다.
그 기준으로 보면 김경일 파주시의 대추벌 행정은 자랑이 아니라 실패다.

 

지금이라도 파주시는 철거 행정의 속도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대화 채널 복원, 생계 전환 대책, 인권 보호 원칙, 주민과 당사자 간 협의 구조를 다시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김경일 시장의 이름은 도시 정비의 성과가 아니라 사람을 지운 차가운 행정의 상징으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