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원화 가치 방어, 단기 대책보다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

환율 안정의 해법은 ‘응급처방’이 아닌 경제 체력 강화다
고환율이 키우는 불안, 구조개혁 없이는 멈출 수 없다

(한국소통투데이 통신사=김동선 기자)급등하는 환율을 안정시켜 국민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월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은 1.8%로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율 상승이 물가를 자극해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경계심을 키우고,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신산업 육성을 통해 성장 기반을 다변화하고, 특정 부문에 편중된 성장과 회복 패턴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조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올해 역시 우리 경제가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다. 주요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 초·중반대를 넘어섰다. 물가 상승은 곧 서민경제의 부담으로 이어져 국민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24일 기준 1,449.8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월 9일의 1,484.0원과 비교하면 다소 안정된 모습이다. 외환 당국이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 역시 해외 주식을 매도하고 국내 증시에 투자할 경우 해외 양도소득세(20%)를 면제하는 방안을 발표하는 등 환율 안정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환율 상승 조짐마다 등장하는 환투기 세력을 억제하고, 미국 증시에 투자하던 이른바 ‘서학개미’들을 국내 시장으로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인위적인 자금 유턴보다는 국내 시장의 기대수익률과 성장 가능성을 높여 자연스럽게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장기적 대책이 더 중요하다.

 

특히 고환율을 막기 위해 국민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을 무리하게 활용하는 일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 맡겨진 자금이지, 환율 방어를 위한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환율 안정의 가장 확실한 해법은 실물 경제를 튼튼히 하는 것이다. 경제의 기초 체력이 강화될 때 원화 가치도 지켜지고, 해외로 빠져나간 투자 자금 역시 다시 돌아올 수 있다.

 

구조적인 체질 개선 없이 단기적인 미봉책과 응급처방에만 의존한다면 한계는 분명하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 중소기업 5곳 중 2곳 이상이 환율 급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임시방편식 정책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면, 환율을 되돌릴 동력 또한 상실하게 될 것임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