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탐라국 입춘굿

2026년 병오년 새해, 관덕정 일원서 제주 전통 입춘 의례 펼쳐져
춘경문굿부터 사리살성까지… 도민·관광객 함께한 새봄맞이 축제

한국소통투데이 김동현 기자 |


매서운 한파 속에서도 새봄을 기다리는 제주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2026년 병오년 새해를 맞아 66만 제주도민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전통 민속축제 ‘탐라국 입춘굿’이 관덕정 앞마당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지난 2일 오전 9시, 관청과 공항, 항만 등을 돌며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춘경문굿’을 시작으로 축제의 막이 올랐다. 입춘을 알리는 입춘굿 행렬은 제주의 새봄을 여는 상징적인 의식으로,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오후 1시에는 제주시민보존회가 마을 곳곳을 돌며 지신밟기 형태의 ‘마을거리굿’을 펼쳐 흥을 더했다. 이어 오후 2시 30분에는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유교식 제례인 ‘세경제’가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봉행됐다. 전통을 이어가는 도민들의 표정에는 진지함과 설렘이 동시에 묻어났다.

 

오후 3시에는 소나무로 만든 소에 금줄을 치고 고사를 지내는 ‘낭쉐코사’가 진행됐다. 호장을 맡은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시민들과 함께 낭쉐를 몰고 중앙교차로까지 행렬을 이끌었다.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을 상징하듯 낭쉐는 힘차게 움직이며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오 지사는 낭쉐 행렬 후 시민들에게 “최근 본 낭쉐 중 가장 날렵해 적토마를 닮은 듯 병오년을 닮은 낭쉐였다”며 “막힘없이 잘 달린 것처럼 2026년 제주도민 모두가 행복하고 번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후 4시 10분에는 보리뿌리 상태를 살펴 한 해 농사를 점치고 덕담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풍년을 기원하는 도민들의 염원이 보리뿌리에 담겼고, 현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제주의 독특한 입춘 풍습에 매료돼 연신 사진을 찍으며 행렬에 동참했다.

 

축제의 절정은 액운을 쫓고 복을 부르는 ‘사리살성’으로 장식됐다. “액운은 쫓고, 복은 받아들이자”는 사회자의 선창에 맞춰 항아리를 깨뜨리며 묵은 액운을 제주 밖으로 몰아냈고, 이어 뿌려진 콩에는 무사 안녕의 염원이 담겼다.

 

묵은 액운을 깨뜨리고 새봄의 희망을 채운 탐라국 입춘굿을 통해 제주의 봄은 이미 도민들의 일상 속으로 성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