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의 주택시장이 깊은 늪에 빠졌다. 신규 아파트 공급은 끊겼고, 미착공 물량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러다 동해시가 노인들만 사는 도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 통계가 증명하는 ‘공급 절벽’… 서민 주거권 ‘위태’
본지가 확보한 동해시 공동주택 현황에 따르면, 현재 동해시 내 미착공 공동주택은 용정동(359세대), 발한동(503세대), 단봉동(470세대) 등 3개 단지 1,332세대에 달한다. 사업계획 승인을 받고 진행 중인 곳은 천곡동의 468세대 단 1곳뿐이다.
이처럼 민간 부문의 신규 분양이 사실상 전멸하면서 주택 시장은 극심한 정체 현상을 겪고 있다. 새집으로 옮겨가려는 수요가 막히니 기존 주택의 거래마저 끊기는 ‘동맥경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에게 돌아갈 선택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 고령자 주택에만 쏠린 공급… ‘세대 불균형’ 가속화
현재 동해시에서 눈에 띄는 유일한 공급은 LH가 추진 중인 402세대 규모의 고령자복지주택이다. 물론 초고령 사회를 대비한 복지 주택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주택 공급의 축이 한쪽으로만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점이다.
젊은 층을 위한 저렴한 공공임대나 생애 첫 주택 마련을 위한 민간 분양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고령자 주택만 늘어나는 것은 도시의 인구 구조를 더욱 불균형하게 만들 위험이 크다. “청년들이 동해에 정착하고 싶어도 살 만한 집이 없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행정 당국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 미래 비전: ‘주거 사다리’ 복원과 스마트 정주 여건 조성 시급
동해시 주택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허가를 넘어 실질적인 ‘착공’을 이끌어낼 행정적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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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미착공 단지의 조속한 사업 재개 지원: 사업 주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착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필요하다면 공공이 개입해 주거 환경 개선 사업으로 전환하는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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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세대별 맞춤형 주거 로드맵 수립: 고령자뿐만 아니라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동해형 주거 지원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민간 분양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더불어 청년 주택 공급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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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정주 여건의 스마트화: 단순히 건물만 짓는 것이 아니라, 교통·교육·문화가 결합된 스마트 주거 단지를 조성해 인근 시·군으로 빠져나가는 인구를 붙잡아야 한다.
주택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담는 그릇이다. 동해시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멈춰선 주택 공급의 시계태엽을 다시 돌려야 한다. 시민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도시, 젊은 세대가 아이를 키우며 정착하고 싶은 동해를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시급한 과제다.
한국소통투데이 양호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