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통투데이=안세한 기자]
‘조선 시대의 사찰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궁금증을 품고 양주시 회암동 천보산 자락을 찾는다면, 과거 왕실의 후원을 받았던 최대 규모의 사찰이자 오늘날 교육·문화 중심기관으로 탈바꿈한 회암사지와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회암사는 조선시대 초기, 태조 이성계가 자주 행차해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지며, 고려에서 조선으로 이행하는 시기의 종교적, 정치적 흐름을 함께 품은 장소다.
비록 지금은 찬란했던 그때의 모습을 온전히 볼 수는 없지만, 절터 곳곳에 남은 발굴 유물을 통해 당시의 위상과 구조를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다.
양주시는 이처럼 뛰어난 역사적 가치를 지닌 회암사지를 단순한 유적지로 남기지 않기 위해,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을 설립했다.
회암사의 역사, 시민 곁에 살아나다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은 2012년 10월 19일 문을 열었다.
박물관은 개관 이후 회암사지의 역사와 조선 초기 불교 문화의 위상을 재조명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단순한 유물 보관소를 넘어 유물 수집·보관·연구·전시·교육기능을 수행하는 전문박물관으로 운영되며, 지역 문화 중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왔다.
박물관 소개글에 따르면,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은 고려 말·조선 초 최대 왕실사찰이었던 회암사의 역사와 위상을 재조명하고, 대국민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보다 발전적인 역사·문화중심기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박물관으로 운영하고자 한다”고 설명돼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박물관은 국내외 기관과의 문화교류 창구로 활용되어,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는 양주시의 대표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전시부터 교육까지… 살아 숨 쉬는 박물관
현재 박물관 내 상설전시실에서는 회암사지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통해 조선 전기 불교문화와 사찰 건축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탑재와 기와, 불상 파편, 사리 장엄구 등 당시 회암사의 규모와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 유물이 다수 전시되어 있으며, 조선 왕실과 불교의 관계를 조명하는 전시 구성도 눈에 띈다.
정기적으로 운영되는 특별전시는 특정 주제에 따라 기획되며, 시기마다 다른 역사적 맥락과 유물을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전시물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스스로 사유하고 해석할 수 있는 경험 중심형 콘텐츠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박물관은 ‘시민 참여형 박물관’으로서의 역할에도 힘쓰고 있다. 다가오는 2025년 여름방학 기간에는 유아부터 성인까지 참여 가능한 체험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며, ‘회암사지 교육프로그램’은 오는 10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역사와 문화를 직접 보고, 듣고, 배우며 체험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들은 아이들뿐 아니라 학부모, 일반 관람객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양주시 관계자는 “회암사지는 단순한 절터를 넘어, 양주가 가진 문화적 정체성과 가치, 그리고 조선 왕실 불교문화의 정수를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박물관을 중심으로 역사와 현대가 만나고, 배움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장소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회암사지박물관을 찾아 조선의 역사를 느끼고, 현재와 연결된 문화 체험을 직접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숨 쉬는 이곳은, 분명 의미 있는 여정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