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철 칼럼)윤상형 용인시사회복지협의회장, 취약계층 장례문화 개선에 앞장

용인시 ‘고독사 없는 사회’ 향해… 공영 장례 정책 본격화
무연고 사망자 장례, 노인 일자리로 품는다
공동체 정신 되살린 장례 문화… 용인시 해오름봉사단 활약

(한국소통투데이통신사=신유철 칼럼)“우리 주변의 가난한 이웃들이 살아서는 빈곤, 죽어서는 존엄성을 상실한 채 홀대받는 모습으로 세상을 떠나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 윤 상형 용인시사회복지협의회장은 최근 열린 ‘공영 장례 서비스와 취약계층 고독사 예방적 돌봄 정책’에 대한 학술 세미나에서 “이번 세미나를 주관한 목적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사회복지의 구호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함께 모인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회장은 “요즘 용인시에는 보통 7일~10일 간격으로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하는데도 고독사에 대한 돌봄 정책이 부족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시 측의 조례와 정책에 반영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세미나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또 “보통 우리가 추진하는 사회복지는 산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혜택을 주지만 외롭게 죽어가는 사람들을 외면하는 풍토를 개선해야 된다는 사명감에 봉사자들과 함께 무연고 사망자들의 마지막 가는 길에 인간의 존엄을 지켜 드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번 토론에서는 기존 장사 관련 내용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돕기 위한 취지의 행사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세미나가 시작되자 협회 관계자들과 경기도의원, 용인시 복지 관계자, 각급 대학교수, 병원 장례문화원 관련자, 해오름 봉사단 단원 등 장사 관련 전문가들이 발제자로 나서 격한 토론과 함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들의 공통된 주장은 “용인 지역에 있는 취약계층의 고독사 문제와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 서비스는 심도 있는 정책 마련이 우선시 돼야 하며, 고립과 단절로 혼자서 외롭게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공영 장례에 대한 사후 처리보다 사전에 찾아보고 돌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거론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 국민의 상당수가 1인 가구로 살아야 한다는 암울한 현실에도 요즘 일부 젊은 세대들이 평생 직업으로 장례지도사를 택하는 것도 희망적인 징조라는 여론도 있었다.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을 통해 발췌된 내용을 보면 무연고 사망자들의 공통적인 유언은 ‘자신의 사후에 아무렇게 버려지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외롭게 살다가 마지막 순간 모두가 외면한 비정한 분위기 속에 기계적인 방법으로 자신이 처리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을 위해 마지막 가는 길에 죽음의 예절을 담당하는 상주 역할을 자처해 애도와 추모 절차를 담당하는 것이 용인시사회복지협의회가 추진하는 일이다.

 

사실 무연고 장례 서비스는 지난해 7월, 윤 상형 회장을 중심으로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는 시니어 82명이 모여 시작됐다. 당시 이들은 ‘용인시니어 해오름봉사단’을 결성한 후 무연고 사망자들을 위한 장례서비스 사업의 체계적인 기틀을 마련했고, 지난해 10월 말쯤 용인 지역에 무연고 사망자 52명이 발생하자 용인시와 MOU를 체결, 지역에 있는 6개 장례식장에서 공영 장례를 치른 경험을 갖고있다.

 

그러던 것이 올해 들어 이들 봉사단은 ‘무연고 장례사업단’ 업무를 수행하는 팀을 구성, 2025년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과 연계해 구체적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장례 절차를 소개하면, 장사 예절 경험을 갖춘 노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원들이 무연고 사망자의 빈소 지킴이를 자원해 고인의 자녀나 친척을 대신해 애도와 추모 속에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것이다.

 

옛날의 장례 풍습은 상호 품앗이 개년으로 공동체 의식으로 여겨졌다. 마을에 홀로 사는 외로운 사람 집에 초상이 나면 서로 먼저 달려가 슬픔을 함께 나누었던 시절이 있다. 그러나 요즘은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공동체 의식이 사라졌고, 주변에 고독사가 발생해도 서로가 외면하며 남의 일로 여겨지는 일이 다반사라 공영 장례 문제가 화두가 된 것이다.

 

윤 상형 회장은 “모든 인간은 존엄성 있는 모습으로 죽음을 맞을 권리가 있고, 무연고 사망자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따뜻한 마음으로 애도하고 추모하는 것이 사회적 책무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효 문화를 살리고 장례문화를 후대에 알리기 위해서는 올바른 장례서비스를 노인 일자리 창출로 발전시키는 일이 필요하다.”라고 역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