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공사 발파 진동으로 집 담장이 무너졌고, 발파 후 나온 암석 잔해가 그대로 방치돼 환경오염이 심각합니다. 관할 국토관리청은 시공사에 대한 감독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요?”
청정지역으로 잘 알려진 조용한 섬마을, 전남 목포시 달 동(달리도)이 해저터널 공사로 인해 들썩이고 있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오염과 구조물 피해 등으로 인해 마을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공사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하고 롯데건설이 시공 중인 **‘전남 해남군 화원면 매월리~목포시 달 동 도로 1공구 건설 공사’**다. 이 공사는 2021년 4월 착공해 2027년 8월 준공 예정으로, 국도 77호선 단절 구간을 해저터널과 해상교량으로 연결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도로 접근성과 물류 이동을 개선해 지역 간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지만,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발파 이후 발생한 숏크리트 폐기물과 전선 등 건설 잔해물이 토양에 그대로 매립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현행 폐기물 관리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
또한, 발파 진동으로 인해 마을 주택의 담장이 붕괴되고, 심한 소음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졌다는 주민들의 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발주처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과 시공사 측은 이 같은 피해에 대해 별다른 보상이나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분노한 달 동 마을 통장과 청년회가 피해 사실을 언론에 제보했고, 본지 취재진이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현장에는 암석과 섞인 숏크리트 잔해, 방치된 전선이 여전히 곳곳에 노출돼 있었으며, 토양 오염이 우려되는 모습이 다수 포착됐다.
숏크리트는 시멘트와 급결제, 강섬유 등을 혼합한 콘크리트로, 벽면 보강을 위해 분사하지만 절반 이상은 부착되지 못한 채 바닥에 떨어져 ‘건설 폐기물’로 분류된다. 이를 성토 재료로 무분별하게 활용할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강섬유 부식과 침하로 도로 노반의 구조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우천 시에는 숏크리트 속 시멘트 성분이 침출돼 토양 및 수질 오염까지 유발할 수 있어, 관련 법령에 따라 반드시 분리 수거 및 별도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
한편, 달 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해남군 월하, 당포, 양화, 수동마을 등 인근 지역에서도 해저터널 공사로 인한 염수 방류 문제가 발생해 생태환경이 훼손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해저터널 공사는 지역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환경보호 대책이 미흡하면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공사의 신속한 완공도 중요하지만, 주민 보호와 환경 보존을 위한 철저한 사전·사후 관리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