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로 신음하던 농어촌 마을들이 ‘햇빛’을 통해 자생력을 갖춘 경제 공동체로 거듭난다. 행정안전부는 12일, 마을 주도의 태양광 발전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햇빛소득마을’ 사업을 전담 지원할 범정부 기구인 ‘햇빛소득마을 추진단’을 공식 출범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 6개 부처·공공기관 뭉친 ‘매머드급 추진단’… 행정 대못 뽑는다
이번에 출범한 추진단은 행안부 소속으로 지원총괄과, 기반조성과, 사업관리과 등 1단 3과 체제로 운영된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행안부뿐만 아니라 국무조정실, 농식품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토부, 해수부 등 6개 핵심 부처와 한국전력, 에너지공단, 농어촌공사 등 전문 공공기관이 대거 참여하는 범정부 협업 조직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마을 단위 태양광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전력 계통 접속 지연, 인허가 규제, 자금 조달 문제를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어 원스톱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추진단은 빠른 시일 내에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하고, 2030년까지 매년 500개 이상, 총 2,500개의 햇빛소득마을을 구축할 방침이다.
■ 4,500억 정책 융자·계통 우선 접속… ‘파격적 마중물’ 투입
정부는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전례 없는 지원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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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지원: 4,500억 원 규모의 재생에너지 정책 융자를 통해 초기 자본이 부족한 마을 공동체에 장기 저리 대출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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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확보: 공공기관이 보유한 유휴부지, 비축 농지, 저수지 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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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 접속: 햇빛소득마을에 대해 ‘계통 우선 접속’ 권한을 부여하고, 전력망이 부족한 지역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를 지원해 대기 시간을 대폭 단축한다.
이를 통해 얻은 발전 수익은 마을 기금으로 적립되거나 주민들에게 배당되어, 실질적인 ‘햇빛 연금’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 “햇빛은 공유 자산… 무너진 공동체 세우는 마중물”
햇빛소득마을의 핵심은 단순한 전력 생산이 아닌 ‘공동체의 회복’에 있다. 그간 외지 자본이 주도하던 대규모 태양광 사업은 지역 주민과의 갈등을 야기해왔으나, 주민이 주인이 되는 햇빛소득마을은 재생에너지를 갈등의 원인이 아닌 ‘공유 자산’으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모델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의 말처럼, 이 사업은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주민들에게 예측 가능한 소득을 제공하고 삶의 불안을 해소하는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이 될 수 있다. 다만, 사업 초기 시공사 선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시설 유지·보수 체계를 얼마나 촘촘하게 관리하느냐가 2,500개 마을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동해안의 밝은 햇빛이 마을 사람들의 지갑을 채우고 웃음꽃을 피우는 ‘에너지 자치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한국소통투데이 양호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