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교통 사망사고 제로 대전’ 달성을 목표로 선포식을 연 가운데, 대한노인회 대전시연합회 박상도 회장이 노인 교통안전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박 회장은 거동이 불편하고 체력이 약한 노인층의 특성에 맞춘 별도의 교통망 개선과 야광 안전복·신발 등 시인성 강화 장비 보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은 2020년 무렵 대전시가 분석한 교통사고 자료를 근거로 한다. 당시 교통사고 사망자 중 65세 이상 노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특히 **교차로 내 야간 사고 사망 비율이 61.4%**에 달할 만큼 심각했다. 최근까지도 이 추세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는 그동안 교차로 조명탑·집중조명 설치 등 야간 조도 개선 사업과 신호기 개선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사고 건수는 줄지 않아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박 회장의 구체적 제안이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7일 대전시는 시청 대강당에서 ‘교통 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시민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통안전 실천 의지를 다졌다. 시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53명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시는 안전불감증과 부족한 교통안전 의식을 원인으로 진단하고, 시민 인식 개선을 위한 특강과 협약식을 진행했다.

행사에서는 어린이보호구역 환경개선 업무협약이 체결됐으며, 한국앤컴퍼니는 기부금을 통해 1억 원을 지원하고 한국생활안전연합은 옐로카펫 설치를 담당하기로 했다. 또한 한문철 변호사는 실제 사고 사례를 통해 양보·배려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DB손해보험과 함께 1억 원 상당의 안전 물품 1,500벌을 노인단체 등에 기부했다.

박상도 회장은 이날 별도로 노인 교통안전 강화를 위한 의견도 내놓았다. 30m 신호등을 제시간에 건너기 어려운 노인들이 많다며, 도로 중간에 교통섬 등 추가 안전지대 설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야간 사고 예방을 위해 야광 조끼·신발·지팡이 등 시인성을 높인 안전장비 보급을 제안하면서, 대전이 모범 사례를 만들고 이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시는 이러한 의견을 반영해 2025년까지 노인보호구역을 161곳으로 확대하고, 2026년 본예산에 고령 운전자 보조장치 지원 사업 등을 반영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구체적 방안을 경찰청과 시청에 공식 건의할 뜻을 밝히며, 향후 지역과 전국의 노인 교통안전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