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첩] 재경 호남향우회, “통합의 모임”으로 발전

고향이 같은 전라도인들의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인 호남향우회가 지난 24일 서울 63빌딩 별관 그랜드볼륨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전국 12개 광역시도 연합회 회장단과 호남 출 향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회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행사장에서는 회장단의 이. 취임식을 겸한 정기총회를 갖고, 고향 사랑 실천을 다짐했다.

 

행사장에는 박창환 전남 정무부지사,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김관영 전북도지사,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이 참석했고, 과거 정계인사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정동영 전 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이번 행사는 그동안 재경 광주향우회, 재경 전북향우회 등 지역별로 전남과 전북지역 등 3개로 나누어져 분산돼 있던 향우들의 모임이 이날 모임을 통해 통합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행사장에 참석한 전국 12개 광역시도 연합회 회장단에 의해 만장일치로 8대 최 순모 신임 회장이 선출됐고, 7대 최영식 전임 회장의 이임식도 가졌다. 새로운 향우회장으로 선출된 최 순모 신임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화합과 소통으로 하나가 되는 향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 하겠다”라고 말했다.

 

전임 최영식 회장도 이임사를 통해 “그동안 향우회원들이 보내준 성원과 신뢰에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향우회의 화합과 고향 발전을 위해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창환 전남도 정무부지사도 축사에서 “전남, 광주, 전북과의 상생에 힘쓰겠다” 말했다. 행사 중 많은 인사들의 축사에 이어 호남 출신 연예인들이 나와 흥겨운 축하공연도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향우들 사이에는 시종 지역 사투리가 섞인 구수한 정담이 오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혈연, 학연, 지연이 혼합된 호남향우회는 창립 이래 1,300만 출 향 향우들의 애향심을 매개로 고향이 전라도인 사람끼리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이다.

 

전국에는 호남향우회 외에도 충청향우회, 경상도 향우회 등 지역마다 특별한 향우회가 존재한다. 그런데 유독 호남향우회는 타 지역 향우회에 비해 압도적으로 응집력이 강한 모임으로 알려져 있다. 응집력이 강하다는 말을 달리 얘기하면 좋을 때는 물론, 위기의 순간에도 한 마음으로 잘 뭉친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그렇다면 이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호남(湖南)은 말 그대로 호수의 남쪽이다. 옛말로 표현하면 아랫역이다.문화적인 용어는 남도다. 금강을 발원지로 하는 호남의 또 다른 행정구역상 명칭은 전라도다. 전라도는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로 나누어져 있고, 호남이란 한 울타리에 속에 존재한다. 호남의 특징을 설명하면 의향(義鄕), 예향( 藝鄕), 미향(味鄕)을 손꼽는다. 절의를 숭상하고, 예술이 숨 쉬며 음식이 맛깔스러운 지역이라는 말 이다.

 

이 같은 사실은 역사적으로도 잘 증명이 된다. 호남지역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의 봉기가 두드러진 곳이며, 구한말 동학혁명으로 최후의 항쟁을 표시했던 지역이다. 과거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난중일기에는 ‘이곳 사람들은 용감한 성품에 동작이 기민하고 단결심이 강해 일당백을 상대하는 우수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로 다른 곳에서 조선 수군이 왜적에 대항했다면 이 지역처럼 훌륭한 전과를 올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호남은 과거 농경시대에는 넓은 들과 바닷가에 접한 지리적 특성으로 농산물과 수산물의 생산이 많아 먹거리가 풍부한 지역이다. 먹거리가 풍부하다 보니 인심도 후한 반면 외부로 부터 자신의 먹거리를 지키려는 집단적 움직임이 강해 단합이 잘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단결심이 강한 호남향우회가 한데 뭉치는 모습은 타 지역 향우회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일이다.

 

“이전의 호남향우회가 다양성을 기반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됐다면, 이제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하나로 통합된 가운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힌 최순모 신임 회장의 말 처럼 통합된 호남향우회가 고향 발전은 물론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