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파주시가 주최하는 공식 행사장에서 발견되는 “편 가르기 편파적” 이상한 분위기

“파주시 관련 행사에 담당 공무원들이 지명한 특정 인사로 제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시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구실로 공무원들이 나서 일부 인사들의 축사나 인사 소개를 막는 것이 김 경일 시장의 지시라면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요즘 파주시와 관련된 행사장에 가보면 타 지자체에서 느껴 보지 못 한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것은 행사 관련 축사나 격려사, 내빈 소개 시 일부 김 시장과 반대 행보를 걷고 있는 정치권 인사들의 참여가 제약을 받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 때문이다. 이런 느낌은 막연히 떠도는 얘기가 아니라 공식적인 행사에 참가 했던 파주지역 사람들이 공동으로 느끼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오후 6시 파주시 보훈회관에서 열린 파주지역 민주 평통 자문회의(회장 허애경)가 주최한 ‘한민족 통일 문화 제전시상식’ 때 있었던 일이다. 보통 이 같은 행사가 열리면 주최 측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시장을 비 롯 지역구 국회의원, 시 의장, 당 협 위원장 등 지역 정당 관계자들이 차례로 나서 순서에 따라 축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다.

 

그런데 이날 행사는 여느 타 행사와는 좀 다른 모습이 목격됐다. 식순에 따라 내빈 소개가 있었으나 어떤 연유인지는 김 경일 시장이 참석하지 않았다. 그리고 민주당 소속 박정 국회의원의 축사와 소수의 참석자 들의 간단한 인사말이 오갔으나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축사나 인사말은 없었다. 이날 행사 마무리도 1시간 남짓한 7시로 제한, 누가 보아도 썰렁한 분위기 속에 치러지는 반쪽 행사로 보였다.

 

이때 행사장 주변이 술렁이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니, 공식적인 행사에 시장 마음에 드는 인사만 골라 축사를 시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 뒤 늦게 알고 보니 사실 이날 행사장에는 원래가 한길용 국민의 힘 당협위원장과 전에 총선에서 국 힘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박영호 씨 등 2명이 축사가 있을 예정이었으나 파주시 측이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이들을 축사 대상에서 제외 시켰다는 것이다.

 

행사 관련 부서인 파주시 자치행정과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시상식 위주의 간략한 행사를 빨리 마무리 하려면 불필요한 축사 인원을 줄여 시간을 절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행사가 장시간 축사로 길어지면 내빈이나 참석자들이 지루함과 피곤함을 느껴 취해진 조치”라고 밝혔다.

 

그런데 한길용 국민의 힘 당협위원장을 비 롯 몇몇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내용이 달라진다.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김경일 시장은 평소 파주시에서 공식적인 행사가 열리면 특정 인사를 거론하며 “왜 000를 행사장에서 소개했느냐”며 담당 공무원을 다그친다. 이 같은 김 시장의 태도를 감지한 관련 공무원들은 시장의 심기를 거슬리는 일이 없도록 미리 이들을 축사나 인사 소개에서 제외 시킨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H 대회장의 말을 들어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행사 전 자치행정과 담당자가 자신에게 “절대 한길용 국 힘 당협위원장이나 박영호는 인사를 시켜서는 안된다”는 전화가 수차례 걸려 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목한 사람 외에는 축사를 시켜서는 안 된다는 말을 간곡히 당부했다는 것이다.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들의 태도에 화가 난 H 회장은 “그깟 쥐꼬리만 한 보조금 400만 원을 시 측에서 지원한다는 구실로 행사를 좌지우지하려는 시 측의 독선적인 태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내년부터는 시 측 지원 없이 사비를 들여 행사를 자의적으로 진행 시키겠다”라고 항변했다.

 

당사자인 한길용 국 힘 당협위원장의 말을 들어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최근에 열린 장애인 관련 회의에서 발생했던 얘기다. 그의 얘기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한길용을 소개하면 안 된다’는 상부의 지침에 따라 자신의 소개가 생략됐다는 것이다. 당시 한 위원장이 “왜, 자신을 배제하느냐”고 항의하자 장애인 체육회 관련자는 “김 시장의 지침이지 자신의 의지가 아니다”라며 “제발 좀 살려달라고 애원 했다”는 것이다.

 

장애인체육회는 원래가 파주시 산하에 있는 단체다. 이들이 업무에 관련된 대소사를 추진하려면 시 측에 눈치를 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준 공무원 신분인 체육회 관계자로서는 어쩔 수 없는 태도로 보인다.

 

모든 행사 관련 공무원들은 행사 후 주변에서 불만의 목소리라도 터져 나오면 “김 시장이 시킨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의지에 따라 스스로 판단한 것” 이라고 변명하고 있으나 평소 김 시장의 성품이나 움직임을 잘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상식적으로 잘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왜 김 시장이 행사장마다 상시 있는 내빈 축사나 인사 소개에 국 힘 쪽 인사들을 배제 시키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한 번쯤 되짚어 볼 일이다. 계속해서 구설수를 달고 다니는 김 시장이 각종 행사장에서 보여주는 편향적인 행보에 많은 시민들이 불안한 시선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다.